[시니어 영어] 사라지는 성인영어 교육 시장
난 기업체 사내어학과정 파견 강사다.
국내 TOP 5(멀티캠퍼스, 파고다, 시사, 캐럿글로벌, 민병철교육) 영어교육 에이젼트와 계약 후 그들이 알선하는 회사에서 수업하고 강의료를 받는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붕괴됐던 대면수업은 온라인 수업으로 회생하여 유지되고 있으나 이마저도 곧 사라질 위기다.
그 이유를 연령대별로 정리해 보았다.
1. 연령대별 사내어학 수업 유형
1) 20~30대 직장인
20~30대 직장인은 자기개발능력이 뛰어나 스스로 자가학습하는 성향이 강하고, 영어 콘텐츠 이용이 활발해 사내어학과정 신청 비중이 적다. 어렸을 때부터 양질의 외국어 학습에 익숙한 세대임으로 시중에 나와있는 유료학습 콘텐츠 및 AI프로그램을 거부감 없이 사용하며 어학실력을 향상시킨다.
2) 30~40대 직장인
30~40대 직장인은 과중한 업무와 자녀 양육이 병행되는 인생의 황금시기를 보내는 연령대다. 업무적 필요성 때문에 사내어학과정 신청 비중이 높으나, 바쁜 업무 관계로 중도 포기 비율 또한 높다. 실무능력이 가장 뛰어난 매니저, 팀장, 과장의 직책을 맡고 있기에 자기 개발보다는 업무를 우선 시 할 수 밖에 없다. 아직 젊기에 나중에 영어공부할 시간이 있다고 미뤄두는 경향도 있다.
3) 40~50대 직장인
40~50대 직장인은 임원 또는 고위직일 가능성이 높다. 사내어학과정 단체수업보다는 1:1 코칭수업으로 진행되며 특수 목적이 있을 시에만 수업이 개설된다. 가령 임원승진을 위한 오픽 점수 획득, 해외 주재원 파견,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미팅 및 프레젠테이션 등 핀포인트 레슨이 가능한 전문강사가 필요하다. 아침 7시부터 대면으로 진행되는 수업이 많고, 임원은 특별히 신경 써야 하는 부분과 전문성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임직원과 동일한 강의료로 책정돼 있어 강사가 기피하는 수업 중 하나다.
4) 50~60대 직장인
50~60대 직장인이 사내어학과정 수업을 신청하는 사례는 없다. 업무능력에 도움이 되는 외국어 학습보다는 은퇴를 앞두고 취미나 여행용 Speaking, 즉 부담 없는 회화 수업을 선호한다. 그렇기에 회사 비용으로 학습하는 사내어학 과정보다는 과거 학창시절 학습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개별 학습하는 사례가 많다. 문제는 Reading과 Writing 주입식 암기 학습 패턴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연령대별로 학습성향을 파악해 보면 파견업체를 통해 만나는 사내어학교육의 주력층은 30~40대 직장인이다. 회사에서 비용을 투자해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외국어 학습에 투자하고 있으니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30~40대가 주력층인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 30~40대 직장인 수강생마저도 지금 사라지고 있다.
그 이유를 2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2. 30~40대 학습자가 사라지는 이유
첫 번째, 수강신청 인원이 현저히 줄었다.
온라인학습의 한계와 AI 발전이 급성장하며 30~40대 직장인 이탈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새해 첫 학기는 수강생 대기자가 넘쳤지만 지금은 한 클래스에 2~3명 유지하기도 힘들다. 이마져도 중도포기자가 발생하면 클레스 유지율은 현저히 떨어진다. 성인의 경우 온라인 학습 집중도가 떨어지는 관계로 Digital Literacy 효과를 보기 힘들고, 성과식 커리큘럼에 노출되는 빈도수가 늘면서 온라인 교육시장의 매력은 떨어지고 있다. 또한 성인학습 특성상 정확한 레벨 측정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실력향상은 더딘관계로 길고 지루한 학습과정을 인내할 수 있는 학습자는 드물다.
두 번째, AI로 인해 실무진들이 사라지고 있다.
한 수강생의 이야기에서 나의 보직이 곧 사라질 위기임을 실감했다. 팀원들이 전부 퇴사하고 홀로 팀 실적을 독박으로 감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사팀은 실무진 대신 MIT 공대 출신 프로그래머 임원을 신규 채용해 전공과 무관한 팀으로 발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공대 출신 임원이 실무에 대해 매일 질문하는 바람에 곤욕을 겪고 있으며 본인 혼자 2명의 상사를 모시고 홀로 실적을 메우고 있다는 이야기에서 앞으로의 큰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다.
회사는 실무진을 채용하느니 프로그래머 임원을 채용해 각 부서를 두루두루 다니며 실무 파악 시킨 후 실무진 업무를 프로그램으로 자동화 시킬 예정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사내어학과정은 30~40대 실무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교육인데 그 실무진들 포지션이 사라지면 나의 일자리 또한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에 너무 놀랐다.
3. 시니어 영어 시장의 미래는.....
나는 20~30대 직장인을 타겟으로 이동할 수도, 입시영어 중고등부 학생을 타겟으로 삼을 수도 없다. 나의 역량은 성인층에서도 40대에 집중되어 있었기에 4050 또는 5060 세대의 영어교육 시장으로 옮겨야 한다.
문제는 공급과 수요 매칭이다. 지금은 수업 매칭해주는 전문 에이전트 교육 업체가 있지만 시니어를 전문으로 매칭해주는 업체는 없다. 5060 또는 6070세대의 영어학습에 대한 관심은 높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복지관 또는 50+센터 및 주민센터의 저렴한 프로그램과 은퇴 후 무료 콘텐츠 이용에 익숙한 세대를 유료 서비스로 이동시킬 수 있는지 의문이다.
나는 작년에 소속 에이전트 회사에서 주최하는 컨퍼런스에서 질문을 했었다. 시니어 영어 시장의 발전 가능성과 사업성에 대해서.....담당 이사는 딱 잘라 돈이 되지 않는 관계로 진출 계획이 없고 B2B 시장에서 역량있는 강사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남겼다. 그럼 시니어 영어 시장은 B2C 또는 C2C 시장 뿐이란 결론이 나온다.
B2C는 복지관, 주민센터, 문화센터, 50+센터, 직업훈련원 등이 있으나 진출이 쉽지 않고, 보수가 낮다. C2C는 수업 매칭이 쉽지 않다. 그래도 시작을 하려면 C2C를 먼저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럼 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어떤것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그 첫 고민을 이제 시작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