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연말결산] 올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2025. 3. 28. 12:32ㆍIndian Summer_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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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웠지만 내 딸이 아님을 알았을 때
동네학원 원장들이 천재라며 치켜세우던 딸이었다.
서울대 입학할 인재 중 인재라며 나에게 꿈을 크게 가지라 했다.
초등 6학년에 고등 2학년 영어 선행을 잘 따라가 5년 만에 만난
영재라고 특별 대우를 해줬었다.
수학에 특별한 재능이 있으니 의대를 꿈꾸라 했었다.
어머님이 너무 부럽다며 육아법을 공개해 달라던 그런 아이였다.
그러다 중2가 되면서 무너졌다.
실력 없는 원장들 입바른 소리에 취해 꿈속에 살았던 것이다.
딸은 주먹구구식으로 배운 선행에 무너졌으며
모든 학업 의욕을 잃었다.
2학년 지필고사 성적은 엉망진창이었다.
어떤 이는 중2병이라 했다.
조만간 정신 차릴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것은 딸문제가 아니다.
내가 문제인 것이다.
엉망인 중간고사 성적을 받자마자
미친 여자처럼 대치동 학원가를 누비며 하루 2만보씩 걸어 다녔다.
대치동 학원을 알아보느냐 입술이 부르트고 눈 실핏줄 터졌다.
살이 3kg가 빠지고 난 더 딸을 밀어붙였다.
대치동에서 딸이 되살아 날것이란 기대를 놓지 못했다.
그렇게 딸은 더 깊은 수렁에 빠졌다.
내려놓듯 버렸다.
붙들고 있던 욕심을 버렸다.
상상 속에 있던 딸의 허상을 버렸다.
버리고 버려도 계속 솟구쳐 오르는 감정을 다루기 힘들었다.
지금은 딸만 바라본다.
갓난아기로 태어나 이만큼 성장한 딸만 바라본다.
미소가 예쁜 딸 얼굴만 바라본다.
눈을 바라보고 재잘대는 딸을 바라본다.
그렇게 바라만 본다.
난 학부모에서 엄마가 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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